알아 두면 더 재미있는 디아블로 세계관 이야기






각 연도별로 일어난 디아블로 세계의 주요 사건들



964

■ 아즈모단과 벨리알이 이끄는 지옥의 고위 악마 대다수가 절대 악마에 대항해 일으킨 반란이 어둠의 대추방에 이르러 정점에 달하다. 디아블로와 메피스토, 그리고 바알이 불타는 지옥에서 성역으로 추방되다.



▲ 지옥의 악마 디아블로

1004

■ 대천사 티리엘이 인간 영웅을 한 데 모아 호라드림을 창설하다. 티리엘은 호라드림에 영혼석을 주면서 절대 악마를 찾아 가두라는 임무를 부여하다.



▲ 호라드림을 창설한 대천사 티리엘
1009

■ 케지스탄 정글에서 붙잡힌 메피스토가 자카룸 사원 지하에 갇히다. 이곳은 점차 쿠라스트로 변화하다.



▲ 정글로 뒤덮인 쿠라스트는 메피스토의 독기로 오염된다.
1010

■ 루트 골레인 근처 사막에서 바알의 흔적이 포착되다. 호라드림의 지도자인 탈 라샤가 자신을 희생하여 온전하지 못한 영혼석에 바알을 가두다.



▲ 자신의 몸에 바알을 봉인한 탈 라샤. 하지만 그 봉인은 불완전했다.
1019

■ 제레드 케인이 이끄는 호라드림 수도사 무리가 마침내 디아블로를 쓰러뜨리다. 칸두라스에 있는 탈산데 강 근처에 디아블로의 영혼석이 묻히고 그 위에 호라드림 수도원과 연결된 지하 묘지가 세워지다.
1025

■ 트리스트람 마을이 호라드림 수도원 근처에 형성되다.



▲ 저주받은 마을 트리스트람

1080

■ 트리스트람에 있는 호라드림 수도원이 황폐화되다.


1100

■ 수행할 임무가 사라진 호라드림이 역사와 전설 속으로 사라지다.

1258

■ 동방의 군주인 레오릭 왕이 트리스트람으로 와서 스스로 왕이라 선포하고 오랫동안 쓰이지 않던 낡은 호라드림 수도원을 자카룸 대성당으로 바꾸다. 레오릭 왕의 조언자인 대사제 라자루스가 비밀리에 갇혔던 디아블로를 풀어주다.

■ 레오릭 왕이 디아블로의 손아귀에 들지 않으려 용감하게 싸웠지만, 점차 미쳐가다.

1263

■ 점점 광기를 더해가는 레오릭 왕이 자신의 권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을 전부 감옥에 가둔 뒤 변절자라는 명목하에 사형을 집행하기 시작하다. 서부진격 왕국에 전쟁을 선포하다.

■ 디아블로의 영향을 받은 라자루스 대주교가 레오릭 왕의 독자인 알브레히트 왕자를 납치한다. 공포에 질린 어린 왕자의 마음에 디아블로가 깃든다.

■ 레오릭 왕 군대의 총 수장인 라크다난이 서부진격 왕국과 처참한 전쟁을 치르고 귀환한 후 어쩔 수 없이 레오릭 왕을 살해하다. 쓰러진 레오릭 왕이 임종 직전 라크다난과 추종자들에게 저주를 내리다. 잠시 후, 라크다난과 왕실 경호대가 땅에 묻으려 할 때 레오릭 왕이 해골 제왕으로 되살아나 공격하다.




▲ 악마에 침식당한 레오닉 왕은 해골왕으로 부활하게 된다.




■ 대사제 라자루스가 마을 사람들 무리를 대성당으로 이끌고 간 다음 피에 굶주린 도살자 악마에게 넘기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트리스트람을 떠나기 시작하다.

■ 트리스트람에 나타난 어떤 용사가 오만하고 악취를 풍기는 도살자 악마를 처치하다.

■ 영웅이 대사제 라자루스를 처치하고 해골 제왕을 물리치다.

■ 영웅이 디아블로를 물리치고 자기 안에 받아들이려 하다. 숭고한 정신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으나, 고귀한 영혼이 곧바로 디아블로의 패악에 물들다. 어둠의 방랑자가 된 영웅은 트리스트람을 뒤로 한 채 떠나고, 곧이어 사악한 악마 군단이 몰려와 마을과 주민들을 학살하다.



▲ 디아블로에게 영혼이 물든 영웅의 손으로 불태워지는 트리스트람
1264

■ 한 무리의 영웅들이 디아블로와 그 형제들을 처치하고자 나서다. 악마 안다리엘을 물리친 영웅들이 어둠의 방랑자를 찾으러 동쪽으로 여행을 떠나다.

■ 악마 군주 두리엘을 탈 라샤 무덤에서 무찌르다. 바알이 영혼석에서 이미 풀려났다는 사실이 밝혀지다.




▲ 용사들의 여정을 동행한 마지막 호라드림, 데커드 케인



■ 어둠의 방랑자가 완전히 디아블로로 변하다. 영웅들이 쿠라스트 밀림 속에서 메피스토를 처치하다.

■ 디아블로가 처치되다. 디아블로의 영혼석이 메피스토의 영혼석과 함께 지옥용광로에서 파괴되다.

1265

■ 바알과 그 군대가 아리앗 산까지 진출하다.




▲ 아리앗산으로 진군하는 바알의 군세



■ 인간과 절대 악마 사이의 마지막 전투를 치르러 영웅들이 바알을 좇아 아리앗 산까지 가다. 영웅들이 바알을 처치했으나, 악마 군대는 계속 나아가다.

■ 대천사 티리엘은 바알이 아리앗 산에 있던 세계석을 타락시켰음을 발견하다. 세계석을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달은 티리엘이 어쩔 수 없이 세계석을 파괴하다. 그 결과, 폭발이 일어나 아리앗 산이 무너지고 주변 지역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으며 바알 군대가 상당한 타격을 입다.



▲ 티리얼의 손에 파괴되는 세계석






용사들의 모험을 기록하는 자, 데커드 케인의 일지








젤하란 달 스무아흐레 - 케자니력 1263년

작년에 일어났던 사건들이 믿어지지 않아
다시금 내 생각을 적어 본다.

아무리 노력해도,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우리 레오릭 왕은 알브레히트 왕자가 유괴되고,
경솔하게 쳐들어간 서부진격에서 계속
손실을 보자 광기에 사로잡혀 펄펄 뛰다가
미쳐버렸다.


그 결과, 왕을 호위하던
호위병 사이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무언가가 확실히 대기 중에 떠돈다.

그건... 공포 같다.




담하르 달 초하루, 케자니력 1263년

옛날이야기는 사실일 수 있을까?
용감한 호라드림과 불타는 지옥의 군주 이야기가
전설이나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가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


용자나 영웅이 나오는 이야기를 낙으로 삼고 살았다.
영웅이 된 나 자신을 상상했는지도 모른다.
수수께끼 같은 탈 라샤가 이끄는 신비한 호라드림인 나!


"마지막 호라드림"으로서 악마가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지 달려가 싸우는 나 자신을 상상하면서 뿌듯했다. 아, 혈기 왕성하던 그 시절이여.


이러한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 않을까?
모든 징후로 보아 사실이 맞는 것 같지만,
나 정도로 교육을 받고 양식이 있는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도 될까?


정말 우리 마을 아래에 어떤 암흑의 존재가 묻혀 있는 것일까?
늙어가는 머리로 그 이야기들을 젊은 시절처럼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담하르 달 열이틀, 제카니력 1263년



어리석었다. 조금 더 빨리 행동했더라면,
내가 염려하던 바를 확실히 말했다면,
그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파른함이 지금처럼 술주정뱅이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빛의 대주교가 되었을 라자루스가
꼬드기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은 잃어버린 왕자를 찾는다는 명분으로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다.

라자루스는 마을에 악마가 들이닥치도록 계획한
장본인인가? 아니면 하수인인가?

기나긴 여러 밤을 보내며,
대성당에서 울려나오는 지옥의 소리를 들을 때,
내 앞에 놓인 길을 분명히 보았다.
문서들을 다시 들여다보아야겠다.

거기에 길이 있으리라.
우리를 고통에 빠트린 이 악마를 무찌를 길이.



담하르 달 스무날, 케자니력 1263년


새로운 공포가 밀어달칠 때마다
더 많은 마을 사람이 도망쳤다.
지금 남은 몇몇은 그리스월드, 페핀,
오그덴, 파른함, 불운한 워트이다.
물론 아름다운 질리안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있다.
모두가 마을을 떠날 때,
오히려 마을로 온 사람이다.

대놓고 자신을 마녀라 칭하는 이 아드리아란
여자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드리아는 나조차도 모르는
비전 지식에 전부 통달했다.


그런데 왜 지금,
이토록 험악한 시절에 여기에 왔을까?

아드리아에게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더 있는 것 같다.




담하르 달 스무이레, 케자니력 1263년

동이 틀 때마다 더 많은 모험가가 우리에게로 온다.
그러나 영웅이라 부를만한 자는 아직 없다.


나는 때를 기다리며 해답을 찾으려 계속 낡은 문서를 뒤적인다.
여기에 담긴 내용을 좀 더 진지하게 여겼더라면, 그냥 경솔히 넘겨버리지는 않았을 텐데!




라쌈 달 초하루, 케자니력 1263년

마침내 모험가 중에 다른 사람보다 눈에 띄는 사람이 보였다.
비록 말수는 적지만 뿜어나오는 침착함과 집중력으로 다른 사람들은 기가 죽을 정도이다.
그 사람들은 전리품이나 보물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 영웅, 그러니까 이 방랑자를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지난 이야기도 해주고 내 지식도 나누어주었다. 잘 되기를 바란다.




라쌈 달 스무하루, 케자니력 1263년


지금 우리에게 닥친 문제의 핵심은
악마의 진정한 본성이라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런 진실은 받아들이기엔 너무 끔찍하다.

어차피 지나간 시간이다.
우리에게 재앙을 안겨준 건 공포의 암흑 군주,
디아블로 그 자신이다.


오늘, 라자루스의 타락한 지팡이를 받고 보니
내가 했던 의심이 더욱 확실해졌다.

알브레히트를 납치하고 디아블로를 고대 감옥에서
풀어준 것이 라자루스라는 데 일말의 의심도 없다.
또 어떻게 배신하려는 꿍꿍이속인지 누가 알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나는,
우리 용사가 이 일에 대해 입을 열면
라자루스가 오래 살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에수나르 달 초엿새, 케자니력 1263년


꿈에서, 어린 아이가 죽어 곡하는 소리를 들었다.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온 그 소리는 하늘을 가르고
낡은 대성당의 창문을 산산이 조각 냈다.

서서히 잠이 깨면서, 실제로는 디아블로가
고통스러운 종말을 맞이하며 내지르는
비명이었음을 깨달았다.

심란해지는 그 소리를 들은 뒤라 잠이 들 수 없던
나는 집밖을 배회하며 전사를 기다렸다.


마침내 그가 자기 피와 적의 피로 뒤범벅이 된 채 나타났다. 그러한 시련을 겪고도 살아남았다니,
이러한 끔찍한 일이 이제 과거가 되었다니, 정말 안심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은 편치 않았다.
옛 글들을 그토록 가볍게 넘겨버리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일을 피했을 것이 아닌가?




에수나르 달 열여드레, 케자니력 1263년


디아블로를 물리친 이후 몇 주 동안
흥겨움에 젖은 트리스트람은 이전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내가 자랑스럽게 친구라 부르는,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이 마을의 영웅은 겸손하게 이런
축하 행사를 치러냈다.


하지만, 교회 지하에서 그가 얻은 흉터는
살갗 아래로 깊숙이 파고들어 그를 변화시킬 것이 분명했다. 조언을 몇 마디 건넸지만, 멀리 피했다.


시간이, 아마도 유일한 치유책이리라.




에수나르 달 스무날, 케자니력 1263년

왜 나는 보고도 몰랐을까? 그 친구가 보였던 우울한 모습이
끔찍한 일을 겪은 다음에 오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믿었으니 말이다.


어떻게 친구의 몸 안에, 바로 그 디아블로라는 존재가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몇 주 동안 우울함에 시달리던 그 친구는 결국 밤을 틈타 사라져버렸다.
공포의 군주를 물리친 다음부터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는 일이 많았으니 아마도 "동쪽"으로 갔을 것이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직후, 사악한 악마 군단이 우리 마을을 공격하고 완전히 불태워버렸다.
마을 사람 아무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고, 여자와 아이들은 땅에 묻히지도 못했다.
그리고 모두 무시무시한 언데드로 되살아났다. 내가 친구라 불렀던 그리스월드는,
믿음으로 무장한 사람이었으나 짐승같은 악마의 노예로 타락하여 인육을 탐내는 최악의 운명을 맞이했다.


이건 단순한 정신 착란이 아니다. 공포의 군주 그 자체가 깃든 것이다.
그 바보 같은 녀석은 디아블로의 사악함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가 겁 없이 확신했던 까닭으로 우리는 모두 뼈아픈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제 나는, 사방에서 지옥불이 타고 절규가 들려오는 가운데 갇힌 채로 최후의 순간을 기다릴 뿐이다.






카쏜 달 초이틀, 케자니력 1263년


희망을 버린 지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항복한 지도 이미 오래되었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오늘 일어났다.

칸두라스로 여러 영웅이 와서 어둠의 방랑자라
불리는 자가 이 땅에 불러온 타락과 맞서 싸웠다.


그자는 오래 전에 알 수 없는 임무를 띠고 떠났으나, 영웅들은 동방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을 막고 있던 사악한 악마 안다리엘을 물리칠 때까지 추격할 수 없었다.


나는 이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내게 있는 고대 지혜에 대한 지식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솔모네스 달 열닷새, 케자니력 1264년

사막을 지나는 여정이 마침내 끝나고 루트 골레인에 도착하자 극도의 안도감을 느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디아블로가 주는 공포가 내게도 흔적을 남겼다.
한밤중에도 부정한 환영 때문에 깨어나 고통스럽다.


환영 속에서는 우리 고향에 파멸이 몰아닥쳐 힘없는 마을 사람들이 몰살되며,
암흑의 메아리가 대지 밑까지 스며드는 것이 보였다.
차차 이러한 환영이 가시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두렵기만 하다.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이전의 그 친구가 어디로 갔는지
단서라도 찾고 싶었지만, 정보가 거의 없었다.


알아낸 바로는 그 친구가 혼자서 여행하지 않으며
마리우스라는 사람과 함께 다닌다고 했다.
이 모든 사건에서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 그저 궁금할 뿐이다.



라이캐넘 달 열하루, 캐자니력 1264년

우리가 너무 늦었다. 동지들은 어둠의 방랑자가 남긴 흔적을 좇아
탈 라샤 무덤까지 들어갔으나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악마 두리엘 뿐이었다.
바알의 영혼석은 어디에도 없었다.


우리는 다시 자유를 얻은 바알이 방랑자와 함께
자기 형제인 메피스토를 자유롭게 하려 트라빈칼로 떠났다고 추측한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라쌈 달 초하루, 케자니력 1264년

오늘은 한 때 우리를 공포의 군주로부터 지켜주고자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이 어떤 존재가 됐는지 확인했다.
어둠의 방랑자를 처음으로 얼핏 본 것은 여기 쿠라스트 외곽의 밀림에서였다.


그토록 단호하고 고귀한 영웅이 공포의 군주 때문에
타락해버렸다는 것을 생각하니 슬프기 짝이 없다.
그 오만함 때문에 타락한 길을 걸어 우리 세계 전체에 고통과 죽음을 뿌렸던 그를 저주한다.


메피스토는 순식간에 이 세상에 되살아났다. 동지들이 예상한 대로였다.
그들은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를 무릅쓰고 싸워 메피스토를 물리치고 영혼석을 되찾았다.
또한, 방랑자가 더는 예전에 알던 사람이 아니라는 절망적인 소식을 가져 왔다.
디아블로가 마음과 몸, 영혼까지 완전히 잠식해버렸기에 그에게서 인간성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운 좋게 디아블로를 본거지로 몰아내는데 성공한 동지들은 그 존재마저 완전히 없애고자
불타는 지옥을 습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로서는 그저 행운을 빌어줄 수 밖에 없다.











카쏜 달 초나흘, 케자니력 1265년

디아블로는 죽었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이 소식을 갈망해왔지만,
지금은 그들이 오기 때문에 마냥 좋지많은 않다.
악마 군대가 아리앗으로 진격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바알의 소행이다.
의심할 여지도 없다. 우리는 바다를 건너 북쪽으로 떠났다.


그래도 메피스토와 디아블로의 영혼석이 지옥용광로에서 파괴되었으며
더는 우리를 괴롭히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제 하나만 남았다.



바산 달 초이틀, 케자니력 1265년

북부 산자락의 차가운 기운이 내 늙고 약한 몸에 스며들어 뼛속까지 떨리게 한다.
바알 군대는 하로가스에 있는 우리 피난처에서부터 시작되는 길을 정상까지 모두 장악했다.


명예롭고 강인하며 헌신적인 우리 동지들은 놀랍게도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동지들은 악마와 수북이 쌓인 눈에 맞서며 바알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그들이 배신했다는 소문이 마을에 분분했다. 이번에는 때를 놓치면 안 된다.











바산 달 초열흘, 케자니력 1265년

우리는 저주받은 듯하다.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우리는 패배를 맛보았다.
영웅들이 바알을 처치했지만, 천사 티리엘이 심각한 소식을 전해주었다.


세계석이라 부르는 엄청난 힘이 담긴 물체가
산 정상의 비밀스러운 곳에 있는데 바알이 타락시키는 중이라 했다.


티리엘은 세계석을 파괴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있다.
이 세계석이 무엇인지, 그 안에 어떤 힘이 담겨 있는지 아는 바가 거의 없어, 그 유래를 상상만 할 뿐이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 모르는 사이에 이 세계에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했다.
올바른 결정을 내려달라고 티리얼에게 기도했다.









인벤 유저 프레링의 디아블로3 이야기




1부 : 대충돌(The Great Conflict)

▲ 대천사 티리얼(Tyreal), 그는 천상계를 이끄는 통치기구인 앙기리스 의회(Angiris Council)를 결성한 다섯 천사들 중 하나이다. 원래 앙기리스 의회의 멤버는 총 여섯 명이었지만, 이나리우스(Inarius)가 앙기리스를 탈퇴함으로써 다섯 명이 되었다.



태초부터 천사들과 악마들은 서로 정신없이 싸웠다. 이 싸움에 이유가 뭐가 있겠냐만 조금 그럴싸한 이유를 붙이지면 천상계의 천사들은 이 세계는 엄격한 질서로써 다스려야 한다고 믿었고, 지옥계의 악마들은 완전한 혼돈만이 세계를 이끌어 갈 방향이라고 믿었다. 완전히 극과 극의 성향이 충돌했을 때 그 결과가 대전쟁이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천상과 지옥의 싸움이 하염없이 길어지자 끝없는 싸움에 지친 앙기리스 의회의 멤버인 대천사 이나리우스(Inarius)는 메피스토의 딸인 릴리스의 말에 넘어가 천상과 지옥 사이에 또 다른 세상을 만들기로 한다. 이나리우스는 이 거대한 사업을 하기 위해 천상계의 창조력 중 일부를 몰래 훔쳐냈으며,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들을 이끌고 이 새로운 세상을 통치하기로 한다. 이 세상을 그는 성역(Sanctuary - 인간계)라고 불렀으며 이 새로운 세상은 세계석(Worldstone - 월드스톤) 이라는 것에 의해 천상과 지옥으로부터 철저히 분리되었다.

이 성역이 재미있는 점은 천상과 지옥과 엄격히 분리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성역에서는 천사와 악마가 공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성역에는 천사와 악마의 후손이 나타나게 된다. 이들이 바로 최초의 인간이라고 불리운 네파렘(Nephalem)이다. 네파렘들은 아무래도 천사와 악마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후손이었기에 지금의 인간들보다는 많이 강했다. 대표적인 네파렘에는 네크로맨서의 시조인 라스마, 바바리안의 시조인 발카서스, 소서리스의 시조인 에수 등이 있었다.

네파렘들이 점점 수가 늘어나자, 이나리우스를 꼬드겨 성역을 만들었던 메피스토의 딸 릴리스는 이들 네파렘들을 이용하여 자신을 따르는 군대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녀의 이 사악한 계획은 이내 이나리우스에게 들키게 된다. 이나리우스는 이들 네파렘들이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역을 유지시키는 세계석을 사용하여 네파렘들의 힘을 빼앗았다. 그 결과 네파렘들은 지금의 인간 정도로 약해진다.

어찌됐건 무리하게 세계석을 사용하여 세계를 왜곡시킨 결과,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 부작용은 바로 천상과 지옥 사이에서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성역이 이들 세계와 노출되어 버린 것이다.

한편, 이나리우스의 탈퇴로 주력 멤버 한 명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성역을 만든다십고 힘을 있는 대로 다 퍼가는 바람에 천상계는 일대 위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티리얼에게는 아주 뛰어난 부관 한 명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이주얼(Izual)이다. 이주얼은 아주 강력한 세라핌의 전사로써 천사들의 룬검인 아주어래쓰를 붕붕 휘두르면서 악마들을 시원하게 격파해 갔다. 그의 무용에 힘입어 천상계는 마지막 대공세를 펼쳐 악마들의 본거지인 지옥의 불구덩이 앞까지 악마들을 밀어 넣는다. 하지만 약간은 과한 자부심을 가졌던 이주얼이 후퇴하는 악마들을 보고 방심한 채 악마들 무리 사이로 뛰어든 뒤 그는 천상계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여기서 나중에 알 사실이지만 이주얼은 악마들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뒤 타락천사가 된 것이 아니다. 그의 타락은 우발적인 것이 아닌, 이주얼 자신이 치밀하게 계획한 일의 일환이다. 디아블로 2를 해 본 사람 중에서 액트 4의 미션인 '타락한 천사' 에서 절망의 평원에 있는 이주얼을 처치하면 그의 영혼이 나타나는데 이 영혼과 대화하면 그의 진정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어찌됐건 천상계는 이주얼을 잃었고 전력은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마들은 천상의 수정 문으로 반격을 해 오지 않았다. 이유인즉 천상계와 너무 오랫동안 전쟁을 치른 탓에 전투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이주얼을 잃은 천상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천상과 지옥은 일시적인 휴전을 맺는다. 하지만 휴전을 맺으면서 이 두 진영의 머릿속에는 똑같은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 이대로는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이나리우스가 만든 성역 안의 인간들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인다면 승산이 있다'

즉, 두 진영은 나름대로 계산을 한 끝에 휴전을 하게 된 것이다. 인간들은 아직은 천상과 지옥에 노출되어 있지 않았고, 이들은 빛과 어둠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휴전을 하기 무섭게 양 진영은 인간을 포섭할 세력을 성역에 파견하게 된다.







2부 : 죄악의 전쟁(The Sin War)

휴전을 하자 마자 천사들과 악마들은 바쁘게 할 일을 시작한다. 이들이 할 일은 바로 성역의 인간들을 자기네로 끌어들이는 것. 하지만 하나의 성역에 천사와 악마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둘 다 들어왔으니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둘은 이전에 천상/지옥계에서도 그랬던 것 처럼 성역에서도 크고 작은 분쟁을 일으켰고, 이러한 충돌을 인간들은 죄악의 전쟁(The Sin War)이라고 불렀다.

인간을 포섭하려는 목적은 같았지만, 두 진영이 택한 방법은 사뭇 달랐다. 천상은 그들의 힘(천상의 군대)을 앞세워 인간들을 포섭했지만 지옥은 인간들을 힘으로 포섭하는 것 보다 공포에 질리게 하여 서서히 인간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그들이 추구하는 혼돈에 더 걸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악마들은 인간들을 적당히 공격하고 습격하여 이러한 공포의 씨앗을 심었고 이들의 계획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이내 천상에게 발각되었고 천상은 인간성을 잃기를 거부하는 일부 인간과 합세하여 자신들을 공격하는 악마와 싸우게 되었다.

한편 성역을 만든 이나리우스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예언자라는 이름으로 인간 세계에서 활동한다. 그는 이전에 네파렘을 자신의 휘하 군대로 만드려고 했던 릴리스의 꿍꿍이를 알아채고 세계석을 이용하여 네파렘들의 힘을 빼앗고 릴리스를 지옥으로 추방했었다. 하지만 릴리스는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의 딸 답게 자신을 추방한 이나리우스에게 강한 증오를 품게 되었고 그녀는 그를 때려눕힐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도중 그녀의 눈에 걸맞은 인간 하나가 들어온다. 바로 울디시안이라고 불리우는 한 네파렘이었다. 그녀는 울디시안을 적당히 '각성' 시키기만 하면 자신의 복수를 이루어 줄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의 손에 놀아나기에 울디시안의 힘은 너무나도 강했고 그는 릴리스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나리우스 뿐만 아니라 릴리스에도 대항하여 싸웠다.

그 결과 릴리스는 다시 지옥으로 추방되고 이나리우스도 그에게 패한다. 여기서 릴리스야 다시 자기네 집으로 돌아갔으니 그만이지만 이나리우스는 이야기가 달랐다. 이나리우스가 지은 죗값을 봐 줄 만큼 천상의 앙기리스 의회는 무른 조직이 아니었다. 앙기리스 의회는 이나리우스에게 자기 멋대로 천상의 창조력을 슬쩍한 죗값을 물었고, 그는 꼼짝없이 앙기리스 의회에게 붙잡힌 포로 신세가 된다.

하지만 그의 몰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나리우스는 전성기 때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 싶은 나머지 메피스토를 숭배하는 사원을 무차별적으로 박살낸 전례가 있었다. 메피스토는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증오의 군주' 이다. 디아블로가 공포의 군주, 바알이 파괴의 군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행동하듯이 메피스토의 증오도 어지간히 대단하다.(증오의 사원 안에 언데드가 많이 있는 이유는 죽은 자가 산 자에 대해 품는 증오만큼 순수하고 강한 증오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꽤나 오래전 일이지만 메피스토는 이 일을 잊지 않고 두고 두고 벼르고 있었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메피스토는 앙기리스 의회에게 성역에서 자신의 군대를 물리는 조건으로 이나리우스를 넘길 것을 제안했다. 앙기리스 의회는 o.k 결국 이나리우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메피스토에게 질질 끌려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끝없는 고통을 받게 된다.

죄악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악마의 군대로 타락해 버린 인간만큼 악마에 맞서 싸우는 인간도 늘어났다. 그 중에 굉장히 뛰어난 인간 형제가 있었으니 이름은 각각 호라즌과 바르툭이었다. 형 호라즌은 위대한 마법사였고 바르툭은 강력한 전사였다. 형제는 힘을 합쳐 엄청난 수의 악마들을 처단한다. 하지만 이들 형제 손에 죽어가는 악마들은 죽으면서 형제의 정신 속에 침투하여 이들을 저주하였고, 형 호라즌은 이 저주를 잘 견뎌냈지만 동생 바르툭은 결국 악마의 저주에 넘어가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바르툭은 미쳐버린 이후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광전사가 되어 이전까지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인간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그의 용맹은 실로 대단하여 그가 입은 황금 갑옷 전체가 적의 피로 뒤덮여 흘러 내릴 정도였다. 그 덕분에 그는 피의 대군주라는 별명까지 얻는다.

호라즌은 한때 자신의 동생이었고 고귀한 전사였던 바르툭을 해방하기 위하여 용감하게 맞서 싸웠지만, 그의 힘으로는 바르툭을 저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출신인 비제레이의 마법사들을 불러 모아 다시 한 번 바르툭과 맞서 싸운다. 그 결과 호라즌 일행은 바르툭을 쓰러뜨리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바르툭이 죽으면서 내뿜어내는 저주 때문에 그와의 싸움에서 큰 피해를 입은 호라즌은 결국 미쳐버리고 만다. 미쳐버린 호라즌은 후일 아케인 생츄어리라는 비밀의 성역을 만들고 그 안에 틀어박혀 살게 된다. 그가 만든 성역의 모습은 디아블로 2 액트 2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한편 지옥의 악마들은 인간들을 두고 벌어진 의견 차이 때문에 갈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악마들 중에서도 굉장히 두뇌 회전이 빨랐던 악마 3형제(메피스토, 디아블로, 바알)은 인간이 이 전쟁의 열쇠라고 생각하여 천상과의 전쟁에서 사용하던 에너지를 인간을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 이들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 이가 둘 있었다. 그 둘의 이름은 각각 벨리얼(Belial)과 아즈모단(Azmodan)이었다.







3부 : 어둠 속의 추방(The Dark Exile)

▲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 그는 지옥의 일곱 악마 중 강력한 힘을 지닌 세 명의 주신급 악마 중 하나이다.




지옥에는 일곱의 수장급 악마가 있다. 그리고 그 일곱의 악마는 지옥의 위계질서에 따라 다시 세 명과 네 명으로 나뉜다. 각각의 이름과 별칭은 다음과 같다.



[프라임 이블(Prime Evil)]


프라임 이블에 속하는 세 명의 악마는 지옥의 거의 모든 힘 및 군대의 운용을 주관한다. 나머지 네 명의 악마(레저 이블)은 이들이 미쳐 신경쓰지 못한 힘의 균형을 맞추는 일 만을 수행할 뿐이다.



메피스토(Mephisto) - 증오의 군주(Lord of Hatred)

바알(Baal) - 파괴의 군주(Lord of Destruction)

디아블로(Diablo) - 공포의 군주(Lord of Terror)






[레저 이블(Lesser Evil]

레저 이블에 속하는 네 명의 악마는 프라임 이블의 지배를 받는다. 지옥의 모든 병사를 운용할 수 있는 프라임 이블과 달리 이들에게는 자신들을 따르는 소수의 병사만 운용할 권리가 주어진다.



안다리엘(Andariel) - 고뇌의 여군주(Maiden of Anguish)

듀리엘(Duriel) - 고통의 군주(Lord of Pain)

벨리얼(Belial) - 거짓의 군주(Lord of Lies)

아즈모단(Azmodan) - 죄악의 군주(Lord of Sin)





천상과의 전쟁이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디아블로 삼형제는 힘을 합쳐 인간들을 포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 이들 삼형제가 지옥의 주신임을 자청하며 지옥의 모든 힘과 군대를 자기들 멋대로 굴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악마 둘이 있었다. 이들의 이름은 각각 벨리얼과 아즈모단이었으며 이 둘은 디아블로 삼형제가 천상과 휴전을 벌인 탓에 끝없는 파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래서 이 둘은 손을 잡고 천상과의 오랜 전쟁으로 삼형제의 힘과 군대가 약해진 틈을 타서 휘하의 부하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며 삼형제를 향한 반란을 일으켰다.



디아블로 삼형제는 이 반란에 맞서 용감히 싸웠다. 덕분에 천상과의 전쟁으로 빈사 상태였던 지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이 처절한 전쟁은 결국 밸리얼과 아즈모단의 승리로 끝나고 디아블로 삼형제는 육신을 잃은 채 지옥에서 추방된다. 하지만 애초에 밸리얼과 아즈모단은 둘 다 야욕에 불탔던 자들이라 삼형제가 추방된 직후 지옥의 주도권을 두고 서로 칼을 맞대게 된다. 덕분에 삼형제와의 전투로 박살날 만한 것은 모두 박살난 지옥은 말 그대로 '지옥' 이 되고 만다.



이 사건을 어둠 속의 추방(The Dark Exile)이라 불리우며, 디아블로 삼형제가 인간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가 된다. 아무튼 인간 세상에 나온 이들은 지옥에서 쫓겨났기에 더 이상 지옥을 위해 인간들을 포섭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래서 화풀이 겸 인간 세상을 혼돈 속에 빠뜨리기로 결심하고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그 결과 이들 삼형제의 노력으로 인간 세상은 순식간에 암흑으로 뒤덮였다. 이들이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심은 불신과 공포의 씨앗은 곳곳에서 사람들이 분쟁을 일으키도록 유도했다. 그 덕분에 인간들의 세상은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는, 마을과 마을이 싸우는 그리고 국가와 국가가 피를 흘리며 싸우는 피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된다.



한편 디아블로 삼형제에 의해 인간 세상에 혼돈이 뒤덮히는 것을 본 정의의 대천사 티리얼은 더 이상 이들 삼형제를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판단하고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디아블로를 비롯한 7대 악마가 각자의 별칭을 가진 것처럼 앙기리스 의회의 대천사들도 각자의 별칭이 있다. 이름과 별칭을 다음 표에 정리했다.



[앙기라스 의회]


아우리엘(Auriel) - 사랑의 대천사(Archangel of Love)

- 아우리엘은 성역(인간계)의 유지를 담당하며, 부드러운 푸른 색 로브를 입은 여성 천사로 묘사된다.



임페리우스(Imperius) - 전쟁의 대천사(Archangel of War)

- 임페리우스는 타오르는 붉은 빛의 로브와 번쩍이는 흉갑을 입은 남성 천사로 묘사된다. 그는 이해심 많은 아우리엘과 정 반대로 사나운 인상을 가졌으며, 성역이 파괴되어야 한다고 믿는 듯 하다.



이더리얼(Ithereal) - 조화의 대천사(Archangel of Balance)

- 이더리얼은 조화와 중립의 대천사라는 별칭에 걸맞게 남성이나 여성 그 어느 쪽의 모습도 하고 있지 않다. 그는 음울한 회색 로브 안에 자신을 꽁꽁 감춘 모습으로 묘사된다.



매씨리얼(Mathreal) - 죽음의 대천사(Archangel of Death)

- 매씨리얼은 검은색 로브와 흉갑을 입은 남성 천사로 묘사된다. 그는 수척하고 야윈 겉모습 때문에 생기가 없다는 인상을 준다.



티리얼(Tyreal) - 정의의 대천사(Archangel of Justice)

- 티리얼은 실제 디아블로 게임에서도 등장했었기에 그 모습을 잘 알 것이다. 그는 황금빛 로브와 갑옷을 입은 남성 천사로 묘사된다. 그는 인간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자주 뛰어드며, 인간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으면 의회의 명령에도 불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티리얼은 디아블로 삼형제를 붙잡아 영원히 봉인하여 이 혼돈을 끝내고자 했다. 이러한 티리얼의 뜻에 따라 각기 다른 마법 종족들이 삼형제의 행보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한 곳으로 모여들었다. 한데 모인 이들은 하나의 마법사 단체를 이루었고 그들은 자신들을 호라드림(Horadrim) 이라고 불렀다.



호라드림의 마법사들은 티리얼과 함께 디아블로 삼형제를 추적하였고 그 결과 케지스탄의 우거진 정글에서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를, 루트 골레인 근처의 사막에서 바알을 봉인하는 데 성공하였다. 호라드림은 악마들을 봉인하기 위해 티리얼로부터 받은 영혼석(소울스톤)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하지만 영혼석이 온전했던 덕에 봉인에 성공했던 메피스토와 달리, 바알을 봉인할 영혼석은 그를 무력화시키던 전투에서 그만 박살이 나고 만다. 박살난 영혼석은 바알의 강력한 영혼을 담아 두기에는 역부족이었기에 바알의 봉인을 위해 호라드림의 지도자이자 위대한 마법사인 탈 라샤(Tal Rasha)가 자신의 몸에 바알의 영혼석을 박아 자신의 육체를 영혼석으로 하여 바알을 봉인하게 된다.



바알의 봉인에 대한 내용은 호라드림 단원 중 한 명인 노어 티라즈의 일지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노어 티라즈의 일지 중에서...



마침내 루트 골레인의 사막에서 바알을 찾아냈다. 우리는 발휘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주문으로 파괴의 군주를 공격했고 그는 결국 우리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는 패배의 순간 악마의 분노로 그의 힘을 우리를 향해 뿜어내었고 그 결과 우리 발 아래의 대지가 갈라짐과 동시에 폭발하며 우리 형제들 중 대다수를 삼켜버렸다.


쪼개진 바위 틈에서 솟아오른 화염은 방금 전의 폭발로 삼켜진 형제들보다 더 많은 수의 형제의 목숨을 앗아갔다. 계속해서 우리 주위에 엄청난 파괴의 소용돌이가 몰아쳤고 우리의 능력으로는 그 소용돌이를 막을 수 없었다. 연이은 힘의 방출로 지칠 대로 지친 바알은 마지막 힘을 모아 탈 라샤를 향해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탈 라샤는 미처 바알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그의 공격을 정통으로 맞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 라샤는 거의 다치지 않았다. 대신 대천사 티리얼에게 받은 영혼석은 산산조각나 몇 개의 작은 파편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부서진 영혼석 파편으로는 바알의 영혼을 담기에 턱없이 용량이 부족했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탈 라샤는 부서진 영혼석으로 바알을 영원히 봉인하기 위해 무모하기 짝이 없는 대안을 생각해낸다. 그는 서둘러 죽어가는 바알의 몸 위로 뛰어들어 그의 목에 길게 상처를 내었다. 그 다음 부서진 영혼석 파편 중 가장 커다란 것을 집어 들고는 방금 바알의 목에 낸 상처 틈에 끼워 넣었다. 그러자 메피스토를 봉인할 때처럼 바알의 사악한 영혼은 황금빛의 영혼석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영혼석 조각은 자기 안에 구속되어 있는 끔찍한 내용물을 이겨낼 수 없다는 듯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요동쳤다. 나를 비롯한 호라드림 단원들이 탈 라샤의 판단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그는 최소한 우리의 임무가 끝날 때 까지는 작은 영혼석 조각이 바알을 묶어둘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듯 했다.


바로 이 때 대천사 티리얼이 나타나서는 뚫어질듯한 시선으로 탈 라샤를 바라보았다. 난 아직도 티리얼이 탈 라샤에게 했던 말을 또렷히 기억하고 있다.


"그대의 희생은 오래도록 기억될지어다 고결한 마법사여"


금빛 파편을 든 티리얼은 사막의 모래 아래에 뒤덮힌 비밀스런 동굴로 우리를 인도했다. 거기서 우리는 오래 전에 잊혀진 어떤 민족들이 세운 일곱개의 고대 무덤을 발견했다. 무덤 속으로 향한 우리의 행렬은 마지막에 이르러 둥근 천장이 있는 거대한 방에서 멈추었다.


여기서 티리얼은 우리에게 그 방의 중앙부에 봉인석을 세울 것을 명령했다. 그 말을 듣고 난 뒤에야 우리는 탈 라샤와 티리얼이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우리는 봉인의 돌 위에 강력한 봉인의 주문을 새겨넣었으며 마법을 이용해 실내의 벽으로부터 끊어지지 않는 사슬을 만들어냈다. 준비가 되자 탈 라샤는 자신을 결박하여 그 돌에 붙들어 매라고 명령했다. 탈 라샤는 앞으로 걸어나가더니 그 앞에 이글거리던 영혼석 조각을 머리 위로 번쩍 쳐들었다.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미처 눈치채기 전에 대천사는 탈 라샤의 맨 가슴에 그 영혼석 조각을 찔러넣었다. 탈 라샤는 극한의 희생을 치른 것이다. 그는 영원토록 결박당한 채로 살아갈 것이며 세상이 끝날 때까지 바알의 사악한 영혼과 싸워야 하는 저주를 받은 것이다. 우리는 탈 라샤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탈 라샤의 희생으로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에 더불어 파괴의 군주 바알까지 봉인한 호라드림과 영웅들은 수십년에 걸쳐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를 추적하고 마침내 서쪽 땅에서 공포의 군주를 찾아내어 봉인하는 데 성공한다. 호라드림은 봉인한 디아블로의 영혼석을 칸두라스(디아블로 2의 액트 1)의 탈산데 강 근처에 있던 동굴 안에 묻어 버렸다. 호라드림은 이에 멈추지 않고 디아블로의 영혼석이 묻힌 곳 위에 커다란 수도원을 지어 영혼석을 지켰으며 후일 호라드림은 수도원 지하에 그들의 순교자들을 묻기 위한 거대한 지하 무덤(카타콤)을 만들었다.



인간계에서 활동하던 세 명의 악마 군주가 모두 봉인된 덕에 세계는 다시 평온해졌고 수행할 임무가 없어진 호라드림은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애초에 각기 다른 마법사 종족이 하나의 목표 아래 뭉친 것이니 목표가 사라진 이상 갈라지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이제 사람들은 번영하는 마을 트리스트럼 근처에 있는 폐허가 된 수도원의 지하에 뭐가 묻혀져 있는 지 알지 못했고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를 기억하는 이도 세상에서 거의 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자 수도원 지하에 묻힌 디아블로를 봉인한 영혼석의 봉인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4부 : 칸두라스의 비극


▲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 그는 지옥의 일곱 악마 중 강력한 힘을 지닌 세 명의 주신급 악마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의 거창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 2에 출현한 그는 그저 좋은 아이템을 주는 아이템 창고가 되어버렸다.





칸두라스의 수도원 지하에 파묻힌 디아블로의 영혼석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서서히 봉인이 풀리기 시작했다. 영혼석에 담겨 있던 디아블로의 사악한 영혼은 서서히 세상으로 풀려 나왔고, 아직 육체가 없는 디아블로는 적당한 육체를 물색한다. 그 결과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칼두라스를 통치하고 있는 레오릭 왕이었다.



레오릭 왕은 얼마 전 칸두라스를 점령하고 왕이 된 자였다. 처음에 칸두라스의 주민들은 침략자인 레오릭 왕을 싫어했지만 점차 그가 강인하고 성실하며 매우 신실한 인물임을 알고 그를 존경하게 된다. 하지만 디아블로의 마수가 그의 영혼에 뻗치자 선량한 왕이었던 레오릭 왕은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했다. 디아블로의 별명인 '공포의 군주' 답게 그는 희생자의 잠재 의식에 공포의 씨앗을 심는 수법을 즐겨 사용했고 그 끝없는 공포의 환각 속에서 레오릭 왕은 어느 새 자기 앞에서 눈만 치켜 뜨더라도 그 자리에서 칼을 뽑아 목덜미를 찌르는 폭군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레오릭 왕의 영혼은 너무나도 강인했기에 디아블로는 그의 영혼을 완전히 지배하는 걸 포기했다. 대신 그는 좀 더 쉽게 굴복할 만한 연약한 영혼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레오릭 왕의 외동아들인 알브레히트 왕자가 적임자임을 알아냈다. 강철 같은 영혼을 지닌 레오릭 왕의 영혼을 거의 지배할 뻔 했던 디아블로였기에 겁 많은 알브레히트의 영혼은 손 쉽게 디아블로에게 제압당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아블로는 인간계에 환생하는 데 성공한다.



환생한 디아블로는 일단 힘을 회복하는 동안 레오릭 왕의 궁전 지하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그 안에 은둔한다. 그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디아블로는 대주교 라자루스를 타락시켜 그로 하여금 지옥의 군대를 만들 것을 명한다. 라자루스는 공포의 군주의 뜻에 부합하여 대성당 지하에 어둠의 왕국을 건설하고 그 왕국을 채울 지옥의 병사들을 만들 준비를 한다. 라자루스는 디아블로가 환생함으로써 사라져 버린 알브레히트 왕자가 대성당 지하에 감금되어 있다는 말로 칸두라스의 영웅들을 유혹했고, 진짜 왕자가 대성당 지하에 감금되었다고 믿은 영웅들은 대성당 지하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이내 악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한편 레오릭 왕은 디아블로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지만, 공포의 군주의 사악한 영혼과 오랫동안 격렬한 싸움을 한 탓에 그의 영혼은 거의 갈기갈기 찢어져 버렸고 여기에 그가 사랑하는 왕자 알브레히트가 사라졌다는 비극적인 소식이 더해지자 그는 결국 완전히 미쳐 버렸다. 이 불행한 왕은 후일 그가 가장 신임하고 아꼈던 부하 중 하나인 경비대장 라크나단의 손에 죽게 된다.



왕자는 행방불명, 왕은 부하의 칼에 죽음, 게다가 알 수 없는 공포의 안개가 서서히 온 왕국을 뒤덮어 가자 칸두라스의 주민들은 하나 둘 그들의 삶의 터전을 내팽겨치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번영하던 마을 트리스트람은 폐허로 변했고 몇몇 사람들만이 텅 빈 마을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 쓸쓸한 트리스트럼에 찾아오는 방문객은 보물과 전리품을 노리고 악마 사냥을 하러 온 철없는 모험가들뿐이었다. 이 별볼일없는 모험가들은 하루가 다르게 그 수가 늘어났고 그만큼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수도 늘어났다. 하지만 어느 날 변함없이 트리스트럼을 찾아온 모험가들 중 특별한 이가 최후의 호라드림 단원인 데커드 케인의 눈에 들어오게 된다. 데커드 케인의 일지를 잠시 살펴보자.






케자니력 1265년, 담하르 달 스물 일곱 째 날


동이 틀 때마다 더 많은 모험가가 우리에게로 온다. 그러나 영웅이라 부를만한 자는 아직 없다. 나는 때를 기다리면서 해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낡은 문서를 뒤적였다. 여기에 담긴 내용을 좀 더 진지하게 여겼더라면, 그냥 경솔히 넘겨버리진 않았을 텐데...





케자니력 1265년, 라쌈 달 첫째 날


마침내 모험가 중에 다른 사람보다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비록 말수는 적지만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침착함과 집중력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압도할 정도이다. 전리품이나 보물에만 관심이 있는 이들 모험가와는 달리 이 사람, 아니 이 영웅은 무언가 달랐다. 나는 이 방랑자를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나는 그에게 내가 겪었던 지난 이야기도 해 주었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도 나누어 주었다. 모든 게 잘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보물을 노리고 온 모험가들 사이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방랑자란 바로 디아블로 1을 막 설치하고 캐릭터를 생성한 뒤 게임에 들어온 플레이어를 뜻한다. 데커트 케인은 마침내 트리스트럼에 주목할 만한 영웅이 왔음을 깨닫고 그에게 그가 아는 지식을 아낌 없이 나누어 주었다.



왕자의 실종 사건과 왕자를 찾아 대성당으로 갔던 용사들이 실종된 사건에서 데커드 케인은 대주교 라자루스를 의심했다. 그는 우리의 용자(플레이어)에게 라자루스의 물증을 찾아 볼 것을 요청했고 우리의 용자님은 대성당의 지하 15층에서 라자루스의 지팡이를 발견한다. 레오릭 왕가와 대성당을 아우르는 타락의 중심에 타락한 대주교 라자루스가 있다는 확증을 얻은 데커드 케인은 용자에게 그를 처치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의 은거지로 가는 포탈을 열어 준다. 우리의 용자님은 어렵지 않게 라자루스의 은거지에 침투하여 그의 밀실로 가는 잠금 장치를 풀고 마침내 그의 밀실로 들어가 그를 처단한다.



라자루스를 처치한 용자에게 데커드 케인은 라자루스를 타락시킨 장본인 -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 를 처단할 것을 요청한다. 디아블로는 아직 힘을 회복하지 못한 채 대성당 지하에 숨어 있었고, 용자는 지하에 잔뜩 깔린 악마의 군대를 물리치고 마침내 디아블로와 대적하여 그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한다. 공포의 군주를 쓰러뜨린 용자는 영혼석 안에 다시 그의 영혼을 봉인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전과 같이 영혼석에서 또 다시 그의 영혼이 빠져나올 것을 우려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그건 바로...



자신의 몸을 영혼석으로 하여 디아블로의 영혼을 봉인하는 것이었다. 디아블로 1의 엔딩 동영상을 보면 디아블로를 쓰러뜨린 용자가 그의 영혼이 담긴 영혼석을 자신의 몸에 찔러 넣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찌됐건 그는 적의 피로 온통 피범벅이 된 채 트리스트럼으로 귀환했고, 공포의 군주가 마침내 최후를 맞이했다는 기쁨에 트리스터름은 흥겨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트리스트럼이 다시 활기를 찾아갈수록 공포의 군주를 물리친 우리의 용자는 점점 생기를 잃고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데커드 케인의 일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케자니력 1265년, 에수나르 달 열여덟 번째 날


디아블로를 물리친 이후 몇 주 동안 흥겨움에 젖은 트리스트럼은 이전에는 한 번도 못 본 모습이었다. 내가 자랑스럽게 친구라 부르는, 조용하고 생각 많은 이 영웅은 겸손한 자세로 축하 행사를 치러냈다.


하지만 교회 지하에서 그가 얻은 흉터는 살갗 아래로 깊숙히 파고들어 그를 변화 시킬 것이 분명했다. 이에 대해 조언을 몇 마디 건넸지만 그는 그럴 수록 나를 멀리 피할 뿐이었다. 아마 시간이 유일한 해결책인 듯 싶다.




케자니력 1265년, 에수나르 달 스무 번째 날


왜 난 보고도 몰랐을까? 그 친구가 보였던 우울한 모습이 그저 끔찍한 일을 겪은 다음에 따라오는 후유증 같은 것이라고 믿었으니 말이다. 어떻게 친구의 몸 안에 공포의 군주 - 디아블로라는 존재가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그는 디아블로를 물리친 뒤 밤에 비명을 지르며 잠을 깨는 일이 잦았다. 그의 고함은 잘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동쪽' 이라는 단어가 어렴풋이 들렸다. 그는 그 이후 점점 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더니 어느 날 밤 우리를 떠나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그가 지르던 비명의 내용을 보아 그는 아마 동쪽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나자 마자 사악한 악마 군단이 우리가 있던 트리스트럼을 공격하여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마을 사람들 중 아무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고(하지만 데커드 케인은 살아남았지요 :D) 여자와 아이들은 땅에 묻히지도 못한 채 길거리에 내버려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은 이들은 예외없이 언데드로 되살아났다. 그 중 내가 친구라 불렀던 그리스월드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지만 인육을 탐내는 추악한 악마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나는 지금 모두가 죽고 불타버린 트리스트럼 폐허의 한 가운데에 붙잡힌 채 최후를 기다릴 뿐이다.




디아블로를 쓰러뜨린 우리의 용자는 디아블로를 과소평가한 나머지 자신의 강인한 영혼이 디아블로의 영혼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디아블로는 이런 오만한 용자의 행위를 나무라는 듯 그의 영혼을 서서히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가 공포에 질려 내지른 비명 속의 '동쪽' 은 바로 칸두라스의 동쪽에 있는 아라녹 대사막의 어딘가에 봉인되어 있는 디아블로의 형제 - 바알을 의미한다. 그렇게 용자의 영혼은 디아블로와 맞서 몇 주동안 치열하게 싸웠지만 결국 그는 어느 날 밤 디아블로에게 패배한 채 동쪽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동쪽으로 향하면서 마리우스라는 노인 한 명을 심복으로 데리고 갔는데, 그들의 여정이 담긴 동영상이 재생되면서 디아블로 2가 시작된다.






5부 : 아라녹 대사막


▲ 고통의 군주 듀리엘. 그는 벨리얼과 아즈모단이 디아블로 삼형제를 향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디아블로 삼형제의 편에 섰었다. 그 덕분에 디아블로 삼형제가 패하면서 인간계로 추방될 때 그도 같이 추방되었다.






들어가기 전에...


5부에 들어가기 앞서 한 가지 알아둘 사실이 있다.

바로 악마를 죽이는 법 'ㅅ'

악마를 죽이는 법은 다음 세 가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1. 악마를 죽인다. (육체의 소멸)

2. 육체가 소멸되면서 흘러나오는 영혼을 영혼석이라고 불리우는 특별한 돌멩이 안에 가둔다. 여담이지만 메피스토의 영혼석은 푸른색, 바알의 영혼석은 금색, 디아블로의 영혼석은 붉은색이다.

3. 봉인한 영혼석을 잽싸게 헬 포지라는 곳에 가져가서 부순다.


여기서 이 과정을 모두 알고 있던 자는 천상의 천사들과 천사에게 이러한 사실을 들은 극소수의 인간밖에 없었다. 불행히도 디아블로 1의 영웅은 천사와 접촉한 일이 없었기에 1,2 번 과정은 알고 있었지만 3번 과정은 몰랐다. 그래서 그 영웅은 영혼석을 대신하여 자신의 몸을 영혼석으로 사용했고, 자신의 영혼이 이 돌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알 때까지 버텨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건 디아블로를 물로 본 행위였고 당연히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ㅅ'




마리우스와 함께 방랑자(디아블로의 영혼이 깃든 용자)는 동쪽의 아라녹 대사막으로 향한다. 그가 동쪽으로 향하자 그가 지나갔던 길은 수 많은 악마의 군대로 뒤덮였고 그 결과 아라녹 대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루트 골레인과 트리스트럼을 잇는 육로가 완전히 막혀버리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동쪽으로 오는 추격자들을 막기 위해 방랑자는 수도원 지하에 고뇌의 여군주 안다리엘을 소환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마을을 구한 용자는 디아블로가 그의 강인한 육체를 지배한 채 동쪽으로 그의 형제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떠나버렸고, 마을은 잿더미로 불타버렸다. 그리고 그를 저지하러 동쪽으로 가자니 마을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도 악마 군대들이 개미새끼처럼 밀려 들어온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담한 현실을 마주한 데커드 케인은 서서히 희망을 잃어버리고 모든 걸 체념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날, 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케자니력 1266년, 카쏜 달 둘째 날


희망을 버린 지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항복한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오늘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칸두라스로 여러 영웅이 찾아오더니 한때 고귀한 영웅이었던 자(어둠의 방랑자 - 다크 원더러)가 이 땅에 불러온 타락과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 방랑자는 오래 전에 동쪽으로 떠났지만 영웅들은 동방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을 가로막고 있던 사악한 여군주 안다리엘을 물리칠 때 까지 그를 추격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이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내게 있는 고대 지식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데커드 케인은 불타는 트리스트럼에서 갖힌 채 죽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 땅에 새로히 나타난 용자들(디아블로 2의 플레이어)이 트리스트럼으로 찾아와 그를 구출하고는 동쪽 전체에 퍼진 타락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그 용자들은 동쪽으로 떠난 어둠의 방랑자의 뒤를 밟기 위해 동쪽으로 통하는 길을 막고 있던 고뇌의 여군주 안다리엘을 처치한 뒤 아라녹 대사막의 오아시스인 루트 골레인으로 향한다. 데커드 케인도 이 용자들의 추격에 가담하여 그들을 따라간다.



한편, 먼저 아라녹 대사막으로 떠난 어둠의 방랑자를 뒤따르던 노인 마리우스는 어느 날 밤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그 꿈에는 탈 라샤의 모습이 등장했으며, 대천사 티리얼도 등장했다. 마리우스가 꾼 꿈은 다름 아닌 탈 라샤가 자신의 육체를 영혼석으로 하여 파괴의 군주 바알을 봉인하는 장면이었다. 그가 꿈에서 깨어나자 어둠의 방랑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가자. 나의 형제가 기다린다."



여기서 형제란 바로 바알을 의미한다. 이 시점에 이르러 어둠의 방랑자는 디아블로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만다. 영혼도, 정신도, 육체도 모두 디아블로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그는 더 이상 트리스트럼을 공포의 군주로부터 지켜낸 영웅이 아닌, 공포의 군주를 담은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었다.



안다리엘의 꼬장으로 뒤늦게 루트 골레인에 도착한 용자들은 데커드 케인의 조언에 힘입어 흩어진 호라드릭 스태프의 아뮬렛과 손잡이를 찾아 호라드릭 큐브로 합체시키고, 먼 옛날 호라즌이 제정신을 잃어버리고 만든 기괴한 공간인 아케인 생츄어리 안을 뒤져 그가 쓴 일지를 찾아낸다. 그 일지에는 오래 전 탈 라샤가 일곱 개의 무덤 중 한 곳에 자신의 몸을 영혼석으로 하여 바알을 봉인한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나머지 여섯 개의 가짜 무덤을 구별하는 방법도 적혀 있었다.



용자들은 호라즌의 일지를 읽고 진짜 탈 라샤의 무덤의 위치를 알아낸 뒤, 오래 전 호라드림의 마법사들이 힘을 모아 만든 강력한 봉인 주문을 뚫을 수 있는 열쇠 - 호라드릭 스태프 를 가지고 탈 라샤의 무덤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의 무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의 무덤에는 어둠의 방랑자도, 마리우스도 없었다. 난장판이 되어 버린 무덤 안에는 고통의 군주 듀리엘과 상처 입고 결박된 티리얼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여기서 잠시 시간을 되돌려 용자들이 탈 라샤의 진짜 무덤에 도착하기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어둠의 방랑자와 마리우스는 바알이 결박된 탈 라샤의 무덤에 도착했다. 이미 디아블로가 지배해 버린 어둠의 방랑자는 자신의 형제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그를 결박하고 있는 영혼석을 탈 라샤의 몸에서 뽑아 내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대천사 티리얼이 나타나서 그를 저지한다. 비록 완전히 숙주의 영혼을 지배한 디아블로였지만, 지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힘을 회복할 여유까진 없었기에 티리얼이 필사적으로 그를 저지하자 그는 속수무책으로 얻어 맞기만 했다.



하지만 그 때 한창 디아블로가 지배한 방랑자를 저지하던 티리얼이 잠시 전투에 집중한 사이 탈 라샤의 모습을 하고 있던 바알은 옆에서 이들의 싸움을 두려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던 마리우스의 머릿속에 침투하고는 그를 구슬려 탈 라샤의 몸에서 자신의 영혼석을 뽑아내도록 설득한다. 남에게 꿈을 보여주는 것이 디아블로의 전매특허라면, 남을 속이는 것은 큰형인 바알의 전매특허였다. 그 결과 연약한 노인에 불과했던 마리우스는 고통스러워 하는 탈 라샤의 목소리(사실은 바알이 연기하는 거지만...)에 그만 넘어가 탈 라샤의 가슴팍에 꼽혀 있던 영혼석 조각을 뽑아내 버린다.



그 순간 노인이 탈 라샤라는 인간이라고 믿었던 자는 온 몸이 이리 저리 늘어나더니 순식간의 괴물로 변해 버렸다. 파괴의 군주가 결박에서 풀려난 것이었다. 티리얼은 이 나약한 노인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는 조용하지만 엄숙하게 겁에 질린 채 영혼석을 들고 있는 마리우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일러주는 곳에 가면 헬 포지라는 곳이 있다. 지금 너가 한 짓 덕분에 세상이 위험에 처했으니 서둘러 그 곳으로 가서 너가 뽑아낸 그 돌을 부숴라"



역시 티리얼은 인내의 화신이자 정의의 대천사답게 감정을 억누르고 말한다. 생각해 보자. 티리얼과 탈 라샤는 바알 하나를 봉인하기 위해 엄청난 세월 동안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노력해 왔는데 갑자기 웬 꼬부랑 노인 하나가 슬쩍 끼어들어 모든 일을 수포로 만들어 버렸으니 티리얼이 얼마나 빡쳤을까? 아마 티리얼은 속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을 지도 모르겠다 'ㅅ';



"이 $#^#가 지금 장난하나? 아오 #$%#$% 바알이 꼬드긴다고 그걸 또 해 줘요. 넌 그냥 뒈져라 $#!"



어찌됐건 티리얼은 말을 마치고 잽싸게 영혼석을 갖고 있던 마리우스를 멀리 워프시킨다. 그가 마리우스를 보내자 마자 바알은 티리얼에게 달려들고는 원래 자신이 결박되어 있던 곳에 그를 꽁꽁 묶어 놓는다. 그리고는 디아블로 삼형제 중 마지막 한 명인 메피스토를 해방하기 위해 울창한 케지스탄의 밀림 속의 도시 트라빈컬로 떠난다.



아무튼 뒤늦게 듀리얼을 죽이고 탈 라샤의 무덤에 도착한 용자들은 결박된 티리얼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전해 듣는다. 그 이야기대로라면 지금 당장 가야 할 곳은 메피스토가 봉인되어 있는 트라빈컬. 용자들은 서둘러 루트 골레인을 떠나 쿠라스트로 향한다.






6부 : 지옥으로 가는 길


디아블로 2의 액트 3는 칙칙한 쿠라스트의 밀림에서 시작된다. 계속되는 악마들의 공격으로 고대 도시인 쿠라스트 부두는 마법사들이 마을 전체에 걸쳐 두른 결계 덕분에 간신히 유지되는 형국이었다.



디아블로 2를 플레이 해 본 사람이라면 기억날 지 모르겠지만 쿠라스트 부두에서 마을 밖으로 나오면 다크 원더러라는 이름의 수도사 복장을 한 사람 하나가 나타나고는 어딘가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액트 4에서 봤던 괴물들 몇 마리를 소환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 다크 원더러가 바로 디아블로가 완전히 지배해 버린 어둠의 방랑자다.



아무튼 쿠라스트에 도착한 영웅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쿠라스트 전체에 타락이 만연하고 있다고 일러 준다. 오래 전 호라드림의 마법사들은 메피스토를 굴복시키고 그의 영혼을 영혼석에 가두어 가디언 타워에 보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디아블로와 마찬가지로 영혼석에서 흘러나온 메피스토의 사악한 영혼은 트라빈컬을 비롯한 쿠라스트 전역에 걸쳐 타락의 마수를 뻗쳤고 그 결과 자카룸의 심장과도 같았던 거룩한 빛의 대사원은 증오의 사원이라는 끔찍한 곳으로, 쿠라스트 전체에 있던 자카룸의 성실한 신도들은 메피스토에 의해 오염되어 악마의 광전사로 변질되었다.



자신의 감옥이었던 빛의 대사원을 증오의 사원으로 바꾸고는 그 안에서 세상을 집어삼킬 궁리를 하던 메피스토는 컴펠링 오브라는 마법 도구를 이용하여 사원을 외부인으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넓은 영역에 걸쳐 사원 밖의 사람들을 지배했다. 하지만, 자카룸 중 칼림이라는 용사 하나가 있었다. 그는 쿠라스트 전역에 만연한 타락 속에서도 꿋꿋히 살아남은 자였다. 그의 순수한 영혼은 메피스토의 심기를 건드렸고 메피스토는 타락한 자카룸의 신도로 하여금 그를 죽인 뒤 그의 육체를 조각내어 쿠라스트 전역에 퍼뜨리라고 명령했다. 그의 순수한 영혼이 깃든 육체라면 그가 죽은 뒤라도 그의 유해를 이용하여 컴펠링 오브를 박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용자들(플레이어)은 데커드 케인으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칼림의 유해를 찾아 케지스탄의 우거진 정글 안을 헤메게 된다. 디아블로 2 게임 안에서 데커드 케인에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칼림의 눈은 메피스토의 본거지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칼림의 뇌는 메피스토의 약점을, 칼림의 심장은 메피스토에 맞서는 용기를 갖고 있었다. 그 세 유해를 모은 용자들은 트라빈컬의 대사원 입구를 지키고 있던 자카룸의 타락한 대의원들을 죽이고 칼림의 프레일을 회수한다.



호라드릭 큐브로 칼림의 유해와 프레일을 합치자 마침내 컴펠링 오브를 박살낼 수 있는 무기가 완성되었다. 컴펠링 오브가 부서지자 증오의 사원으로 통하는 문이 열렸고, 용자들은 그 안에서 완전히 되살아난 메피스토를 발견한다.



여기서 또 다시 시간을 되돌려 용자들이 쿠라스트에 도착하기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디아블로 1의 영웅이었던 자의 육체를 갖고 있던 디아블로와 탈 라샤의 육체를 갖고 있던 바알은 케지스탄의 우거진 정글 동쪽 끝에 있는 트라빈컬의 지하 사원에 봉인되어 있는 그의 형제 메피스토를 해방시키기 위해 트라빈컬로 향한다.



메피스토가 있는 증오의 사원은 그가 허락한 존재가 아닌 이상 들어올 수 없었기에 그를 처단하려고자 했던 용자들은 칼림스 윌이라는 보구를 사용하여 문을 봉하고 있는 컴펠링 오브를 부숴야만 했다. 그래서 용자들이 칼림스 윌이라는 보구를 만들기 위해 케지스탄의 정글을 헤메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디아블로와 바알은 곧장 메피스토가 감금되어 있는 증오의 사원으로 향한다. 사원에 도착한 디아블로 형제는 곧장 메피스토의 결박을 풀었고 그 결과 메피스토는 인간계에 환생하는 데 성공.



이제 삼 형제가 모두 살아났으니, 복수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일단 이들 형제에게 중요한 건 그들을 몰아내고 지옥을 차지한 벨리얼과 아즈모단을 처단하는 일. 이제 더 이상 어둠의 방랑자의 육체 안에 있을 필요가 없던 디아블로는 자신의 힘을 해방하여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 간 뒤 앞장서서 지옥으로 가는 차원문을 열고 지옥으로 향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바알은 자신의 힘의 대부분이 마리우스가 뽑아낸 영혼석 안에 담겨 있는 탓에 힘을 쓰기는 커녕 몸을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지옥에는 디아블로 혼자만 가고, 바알은 마리우스로부터 영혼석을 찾을 때 까지는 조용히 숨어 지내기로 했으며 갓 해방된 메피스토는 추적자들로부터 지옥으로 통하는 차원문을 지키기로 했다.



원래 메피스토는 매우 강력한 악마이다. 하지만 디아블로 2 에서는 그저 아이템 앵벌을 위한 창고일 뿐. 영웅들은 지옥으로 향하는 차원문을 가로막은 메피스토를 처단하고는 그의 영혼을 다시 영혼석 안에 봉인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영웅들은 곧바로 영혼석을 가지고 차원문 저 너머에 있는 지옥으로 향한다.





케자니력 1266년, 몬타트 달 첫째 날


오늘은 한때 우리를 공포의 군주로부터 지켜주고자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이 어떤 존재가 되었는 지 확인했다. 어둠의 방랑자라 불리우는 그를 얼핏 본 것은 쿠라스트 외각의 밀림에서였다. 그토록 단호하고 고귀한 영혼이 공포의 군주 때문에 타락해버렸다는 것을 생각하니 슬프기 짝이 없다...


그의 고귀했던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지만, 그 오만함 때문에 어리석은 짓을 벌여 우리 세계 전체에 고통과 죽음을 뿌렸던 그를 저주한다. 메피스토는 순식간에 이 세상에 되살아났다. 동지들(플레이어들을 말한다)이 예상한 대로였다. 다행히 그들은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를 무릅쓰고 싸워 메피스토를 물리치고 영혼석을 되찾았다.


메피스토를 물리친 그들은 더 이상 어둠의 방랑자가 내가 예전에 알던 사람이 아니라는 절망적인 소식을 가져왔다. 공포의 군주가 그의 영혼뿐만 아니라 마음과 육신까지 완전히 잠식해 버렸기에 그에게서 더 이상 인간성을 찾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었다. 메피스토를 봉인한 동지들은 이 기세를 몰아 디아블로까지 처단하기 위해 그의 뒤를 쫓아 불타는 지옥으로 발을 들여놓을 생각이라고 한다. 나로써는 그저 행운을 빌어 줄 수 밖에...




드디어 증오의 군주와 공포의 군주의 최후가 다가온 것이다.





7부 : 세계석의 붕괴


▲ 바알(Baal). 디아블로가 꿈을 통해 공포의 씨앗을 심는 것이 주특기였다면 바알은 교묘하게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특기였다. 그는 오래 전 호라드림에 의해 탈 라샤의 육체와 부서진 영혼석 조각 안에 봉인되었지만, 한 나약한 인간의 어리석은 실수로 세상에 풀려난 뒤 아직 대부분의 힘이 담겨 있는 영혼석 조각을 찾아 나선다.





들어가기 전에...


바알이 봉인에서 풀려나는 장면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어둠의 방랑자와 마리우스는 바알이 결박된 탈 라샤의 무덤에 도착했다. 이미 디아블로가 지배해 버린 어둠의 방랑자는 자신의 형제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그를 결박하고 있는 영혼석을 탈 라샤의 몸에서 뽑아 내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대천사 티리얼이 나타나서 그를 저지한다. 비록 완전히 숙주의 영혼을 지배한 디아블로였지만, 지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힘을 회복할 여유까진 없었기에 티리얼이 필사적으로 그를 저지하자 그는 속수무책으로 얻어 맞기만 했다.



하지만 그 때 한창 디아블로가 지배한 방랑자를 저지하던 티리얼이 잠시 전투에 집중한 사이 탈 라샤의 모습을 하고 있던 바알은 옆에서 이들의 싸움을 두려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던 마리우스의 머릿속에 침투하고는 그를 구슬려 탈 라샤의 몸에서 자신의 영혼석을 뽑아내도록 설득한다. 남에게 꿈을 보여주는 것이 디아블로의 전매특허라면, 남을 속이는 것은 큰형인 바알의 전매특허였다. 그 결과 연약한 노인에 불과했던 마리우스는 고통스러워 하는 탈 라샤의 목소리(사실은 바알이 연기하는 거지만...)에 그만 넘어가 탈 라샤의 가슴팍에 꼽혀 있던 영혼석 조각을 뽑아내 버린다.



그 순간 노인이 탈 라샤라는 인간이라고 믿었던 자는 온 몸이 이리 저리 늘어나더니 순식간의 괴물로 변해 버렸다. 파괴의 군주가 결박에서 풀려난 것이었다.




여기서 바알의 봉인을 푼 자는 다름 아닌 마리우스라는 노인이었다. 그는 어둠의 방랑자가 루트 골레인의 술집에서 한바탕 난동을 피운 뒤 마을을 떠나면서 어둠의 방랑자가 데리고 간 사람이었다. 그는 그 때 당시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해 그를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즉, 어둠의 방랑자, 아니 디아블로는 애초에 탈 라샤의 무덤으로 가면 티리얼이 자신을 방해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바알의 꾀임에 틀림없이 넘어가 줄 나약한 인간이 필요했고 마리우스라는 노인은 그에 적임자였다. 그는 탈 라샤의 무덤으로 향하기 전 루트 골레인의 술집에서 그를 데리고 도시를 떠났으며 그의 계획은 보기 좋게 성공하여 파괴의 군주는 다시 한 번 이 세상에 풀려나게 되었다.



하지만, 탈 라샤의 육신 안에 깃든 힘으로는 현세에서 온전히 활동하기 힘들었다. 비록 깨지긴 했지만 영혼석 파편은 상당히 많은 양의 영혼을 붙잡아 둘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상당한 양의 영혼이 아직 영혼석 파편 안에 남아 있었다. 메피스토를 환생시킨 바알과 디아블로는 증오의 사원에서 각기 다른 길을 갔는데, 메피스토는 지옥으로 향하는 차원문의 수호를, 디아블로는 자신과 형제들을 추방한 악마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 지옥으로, 바알은 아직 자신의 힘 중 상당량이 붙들려 있는 영혼석의 회수를 위해 마리우스를 찾으러 갔다.




메피스토를 처단하고 다시 그를 영혼석 안에 가둔 영웅들은 곧장 디아블로를 뒤쫓아 지옥으로 향한다. 지옥에는 이미 티리얼이 성채 안에서 영웅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디아블로 2의 액트 4에 이르르면 세 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첫째가 타락한 악마 이주얼을 처단하는 일, 둘째가 헬 포지에서 메피스토의 영혼석을 파괴하여 그를 영원히 세상에서 없애버리는 일, 마지막은 카오스 생츄어리 안에 은거한 디아블로를 찾아내어 처단하는 일이었다.



먼저 이주얼을 살펴보자. 이주얼은 1편에서 소개한 대로 천상의 룬검 아주어래쓰를 붕붕 휘두르며 악마들을 시원하게 썰어 제낀 천상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그는 최후의 전투에서 과욕을 부린 댓가로 악의 세력에게 붙잡혀 결국 타락천사가 되고 말았다. 그 타락천사가 된 이주얼이 절망의 평원 어딘가에 있음을 알아낸 티리얼은 영웅들에게 그를 자유롭게 해방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의 부탁대로 이주얼을 처단하고 그를 해방시킨 순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영웅들을 맞이했다.



날 믿다니 티리얼은 얼간이야. 애초에 영혼석으로 악마 군주를 봉인하자고 제안한 건 나였지. 하지만 영혼석은 악마를 봉인하는 데에만 쓰이는 도구가 아니야. 영혼석은 더 강력한 육체에 영혼석 안에 감금된 악마의 영혼을 깃들게 할 수 있는 물건이지. 즉 티리얼을 비롯해서 너네들 모두는 나에게 속았던 거지롷 'ㅅ^~





그랬었다! 애초에 영혼석 안에 죽은 악마의 혼을 봉인한다는 이주얼의 제안은 악마의 봉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악마가 자신를 죽일 정도로 강력한 영웅의 육체를 얻기 위함이었다. 즉, 티리얼은 이주얼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났던 거나 다름 없었던 것이었다. 이 어처구니 없는 말을 전해들은 티리얼은 잠시 고개를 떨구고 생각에 빠진다.



그럴 만도 했다. 티리얼이 천계의 뜻을 거스르고 호라드림에게 영혼석을 건네 준 이유는 오직 단 하나. 디아블로 삼형제를 영원히 봉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악마들이 더 강한 육체를 얻게 하기 위해 교묘하게 짜여진 이주얼의 계략이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티리얼은 이 비극을 완전히 마무리 지을 생각으로 영웅들에게 디아블로를 찾아내어 처단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는 그의 영혼을 즉각 영혼석에 거둔 후 근처에 있는 헬 포지로 곧장 달려가 박살내어 비극을 영원히 끝낼 것을 부탁했다.



▲ 희대의 낚시꾼 이주얼(Izual). 위 사진은 타락천사가 된 그를 죽이면 해방되는 영혼의 모습이다. 그는 영혼석 뿐만 아니라 악마들이 인간 세상에 눈을 돌리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영웅들은 헬 포지를 점거한 후 증오의 사원에서 가지고 온 메피스토의 영혼석을 부숴버린다. 헬 포지에서 영혼석이 부숴지면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부숴저 버리기에 이제 더 이상 메피스토는 인간계에도, 천상/지옥계에도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영웅들은 계속해서 카오스 생츄어리로 진격하여 그 안에 숨어 있는 디아블로를 끌어내고는 처단한 뒤 그의 영혼석을 메피스토와 마찬가지로 헬 포지에서 부숴 버린다. 바야흐로 디아블로 삼형제 중 두 명이 영원히 세상에서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남은 건 한 명, 파괴의 군주 바알이었다. 하지만 이미 바알은 마리우스로부터 영혼석을 되찾은 후였다.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는 마리우스에게 누군가가 찾아왔다.


마리우스는 자신을 찾아올 자가 누구인지 어렴풋히 짐작하고 있었다. 그는 그에게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커져 갈 수록 애써 시선을 땅으로 돌렸다. 마침내 그의 감금실 앞에서 방문자가 발걸음이 멈췄다. 마리우스는 힘겹게 고개를 살짝 돌려 방문자를 힐끔 올려다보았다.


황금 빛 로브, 펄럭이는 투명한 날개.


예상했던 대로 대천사 티리얼의 모습이었다. 마리우스는 돌렸던 고개를 다시 땅에 쳐막고는 외치기 시작했다.


"그...그때 시키셨던 일은 최선을 다했지만...."


하지만 티리얼은 그의 말은 들은 척 하지 않고 엄숙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돌은 아직 갖고 있나?"

"그렇습니다... 헬 포지에 갔을 때는 그놈들 때문에 겁이 나서..."


마리우스는 말끝을 흐렸다. 그는 티리얼의 명에 따라 헬 포지에서 바알의 영혼석을 파괴할 것을 명령받았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 이미 디아블로 삼형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자 겁을 먹은 나머지 자신의 임무를 저버리고 도망가 버렸다. 그런데 뜻밖에도 티리얼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돌을 내게 주어라. 그러면 내가 상을 내리겠다."


순간 마리우스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임무를 저버리고 도망쳤는데 상을 주겠다고? 자신이 저지른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짋어진 이 끔찍한 일에서 벗어나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한 마당에 상이라니! 마리우스는 선뜻 티리얼에게 바알의 영혼석을 건낸다. 하지만 영혼석을 받아든 티리얼은 로브를 벗어 던지고는 흉측한 괴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랬었다! 마리우스를 찾아온 자는 티리얼이 아닌 티리얼의 모습을 한 바알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영혼석을 되찾아 모든 힘을 회복한 바알은 마리우스를 죽이고 군대를 모아 세계석이 있는 아리앗 산으로 진격해 갔다.




디아블로와 메피스토를 영원히 처단한 영웅들과 데커드 케인은 아리앗 산을 점거한 바알의 군대와 힘겨운 전투를 벌이고 있는 하로가스라는 도시에 도착한다. 하로가스의 성벽은 튼튼했고 성벽 밖에서는 용맹한 야만 전사들이 피를 흘려가며 사투를 벌여 준 덕분에 바알의 군대는 하로가스를 점거하지는 못했지만, 아리앗 정상으로 가는 모든 길은 바알의 군대에 의해 막혀 있는 상황이었다.



케자니력 1266년, 바산 달 둘째 날


북부 산자락의 차가운 기운이 늙고 약한 내 육신에 스며들어 뼛속까지 시리게 한다. 바알의 군대는 하로가스에 있는 우리의 피난처에서부터 아리앗 산의 정상에 이르는 모든 길을 장악했다. 하지만 명예롭고 강인하며 헌신적인 우리 동지들은 여기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그와 맞서 싸웠다.



동지들은 악마와 수북히 쌓인 눈에 맞서며 바알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케자니력 1266년, 바산 달 열째 날


우리는 저주받은 듯 하다.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패배를 맛보았다. 영웅들이 파괴의 군주를 처치했지만 대천사 티리얼은 절망적인 소식을 전해 주었다. 세계석이라는 엄청난 힘이 담긴 물체가 산 정상의 비밀스러운 곳에 있는데 이미 바알이 타락시킨 듯 하다는 것이었다.


티리얼은 세계석을 파괴하는 것 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있다. 이 세계석이 무엇인지, 그 안에 어떤 힘이 담겨 있는지 아는 바가 거의 없어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저 상상만 할 뿐이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 모르는 사이에 이 세계에 해가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했다. 올바른 결정을 내려달라고 티리얼에게 기도했다.




티리얼은 세계석의 타락은 되돌릴 수가 없기에 부수는 것 외에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바알을 쓰러뜨린 영웅들은 물론이고 데커드 케인과 티리얼도 이 세계석이 없어졌을 때 인간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리얼은 세계석을 부수기로 결정한다.




▲ 파괴의 끝. 디아블로 II - 파괴의 군주 의 엔딩 영상에서 티리얼은 세계석(Woridstone)을 파괴한다. 이 세계석이 사라진 뒤의 세계가 어떤 모습이 될 지는 아직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 물론 디아블로 III 개발진은 빼고 'ㅅ';



마치면서...

디아블로 III는 티리얼이 세계석을 파괴한 뒤 20년 후의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과연 세계석이 없어진 뒤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나리우스가 성역을 만들 때 성역을 천상과 지옥으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세계석을 사용했으니 세계석이 없어졌다면 더 이상 인간계는 천상/지옥계와 구분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확한 답은 역시 디아블로 III가 나와 봐야 아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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